나는 시골에서 올라온 관계로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해야만 했다. 매일 어머니가 해주시던 밥을 먹고 자라던 내가 자취 생활을 해보니 여간 버겨운 것이 아니었다.
자취생활도 익숙해 질 무렵 한번은 무척 아팠던 날이 있었다. 지독한 감기 몸살로 온몸에서는 식은 땀이 계속 흘렀고 이마의 열은 내려가질 않았다. 이렇게 며칠을 앓고 있자니 내 곁에는 아무도 없는 느낌이 들어 마음까지 아팠다. 며칠이 지나 몸이 조금 회복되고 정신도 차릴 수 있게 되어 제일 보고 싶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라는 전화를 타고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가 왜 이리도 야속했던지.
나는 대뜸 “왜 연락도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친구 역시 아팠다는 것을 알았다.
갑자기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 보였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다가서 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