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대한성서공회 > 홍보 > 성서한국
2000 가을 통권 제 46권 3호
개역개정판 출간 2주년에 즈음하여 김중은


개역 성경의 전통과 개역개정판 성경전서의 자리

국역 성경의 초창기에는 신약에 국한된 소위 로스역(1882-1887)과 구약 국역의 효시로서 
피터스(A.A.Pieters)가 1889년에 번역·출판한 "시편촬요"등 개인역이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는 1893년에 처음 영어권의 개신교 선교사들이 서울에서 번역위원회를 조직했으며, 1911년
에 최초로 "구역"으로 알려진 한국어 신구약전서가 완간되었다. 구역은 영어성경(KJV; RV,
1885; ASV, 1901)을 대본으로, 한문성경, 일어성서 등 여러 역본들과 함께, 원전성경 및 칠
십인역 등을 참고하면서 번역되었으나, 원전에서 직접 번역하지 못했다는 미흡함이 지적되
었다. 그래서 구역이 출판된 이듬해인 1912년부터 개역 위원회가 다시 조직되어 1938년에
개역 신구약전서를 완간하기 까지 장장 26년이란 세월을 보내야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개역 작업을 하고, 그 개역성경이 구역성경의 자리를 대치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
는, 신구약 모두 원전에 충실하게 개역해야 한다는 원칙과 요구를 따랐기 때문이었다. 개역
작업에서, 신약은 웨스트콧트-호르트(1881)나 네슬레(1898)편 원전을, 구약은 대영성서공회
가 출판한 긴스버그(1908년 이후, 1925)편 히브리어 원전 성경을 사용했다. 이 개역 성경전
서 1938년 판을 1952년에 한글 맞춤법에 따라 철자법을 고쳐서 출판했고, 1956년에 새로운
맞춤법에 따라 수정판이 나왔으며, 1961년에 다시 신구약의 815개소를 자구 수정하여 출판
함으로써, 현재까지 한국 교회가 "하나의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글 개역성경전서가 확
정되었다. 이 한글 개역성경은 오늘날 한국 교회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제 1938년 판 개역성경이 출간된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한국어의 빠른 변천과, 성경
원문 연구의 진척에 따라 개역성경도 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절실해졌다. 그러나 그동안 한
국 교회의 과도할 정도의 보수적 성격(즉, 성경은 일 점 일 획도 고쳐서는 않된다는 생각이
있는데, 성경을 고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번역을 고친다고 생각해야 한다)과, 성경 번역과
개정을 할 수 있는 인적·재정적 능력이 축적되어 있지 못한 점 때문에, 그 실행이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늦은 감은 있지만, 개역성경의 개정 작업이 60년 만에 처음 이
루어진 것은 무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가 신구약 성
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이후, 오늘날까지 독일 개신교가 마틴 루터역 성경을 거듭 개정하여,
수 백년간 그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개역성경의 개정도 이번 한번으
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하여 그 좋은 전통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
는 것이 중요하다. 사분 오열된 한국 교회가 그나마 교파를 초월하여 대다수 교회의 공식
성경과 강대용 성경으로 한글 개역성경전서를 사용하여 온 "하나의 성경" 전통은, 한국 교
회의 장점이며  지켜 나가야할 자랑스런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남북의 통일을 바라보
면서 남북이 분열하기 이전에 출간되어 공동으로 사용했던 개역성경의 전통이 개역개정을
통하여 통일 성경의 개정으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개역개정판의 출간 경위

 금년 8월 31일로 출간 2주년을 맞은 개역개정판은 1983년 9월부터 준비가 시작되었고,
1991년 9월 17일 대한성서공회 이사회는 개역개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4개 항의 지침을 마
련하였다: ① 개역이 사용한 원전을 존중한다. ② 오역이 분명한 것은 시정한다. ③ 한자어
를 포함하여 어려운 용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번역은 수정한다. ④ 개역 문체의 "무드"를
유지한다. 이러한 지침을 존중하면서, 1993년 8월 16일에 17개 교단 파송 대표들로 조직된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 개정 감수위원회"는 개정 본문 확정을 위해 다음과 같이 세분화된
작업 원칙을 확인하였다: ① 국어 문법상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다.  ② 어휘 선택이 잘못된
것은 개정한다. ③ 어려운 말은 쉬운 말로 고친다. ④ 사투리는 표준말로, 준말은 그 원래
말로,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말은 다른 말로 대치한다. ⑤ 명사나 대명사의 소유격과 복
수형을 가능한 한 분명히 밝힌다. ⑥ 개역 본문에서 오역이 발견되면 원전에 맞게 고친다
(그 경우, 원문 대조를 한다: 신약은 GNT, UBS 4판; 구약은 BHS를 사용한다). ⑦ 다소 문
제가 있는 용어라도 한국 교회가 오랜 사용으로 친숙해진 경우는 그대로 두고 다음 개정에
미루어 둔다. ⑧ 맞춤법은 1988년 "문교부 고시 88-1 한글 맞춤법"에 따른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감수위원회는 1994년 3월 18일 신약 개정 작업을 시작했고, 1995년 11
월 28일 대한성서공회 창립 100주년에 맞추어 신약전서 개역개정판이 먼저 출간되었다. 신
약에서 개정된 것은 약 12,823개소이다. 곧이어 구약 개정 작업도 계속하여 1997년 6월 28일
에 마무리하였고, 동년 11월에 성서공회는 각계의 비평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감수용으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2000부(비매품)를 간행하였다. 이렇게 수렴된 의견은 다시 감수위원
회에 전달되어 검토된 후, 마침내 1998년 8월 31일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초판 3만 부가 발
행되었다. 여기서 구약은 약 59,889개소가 개정되었다. 동년 11월 12일 오후 2시, 정동 제일
교회당에서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출판 감사 예배가 있었다.


 개역개정판 성경전서와 한국교회

지금까지 지구상의 어느 성경번역도 완전 무결한 것은 없으며, 따라서 성경의 번역과 개정
작업은 교회의 역사와 더불어 언제나 계속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개정작업의 어려움은
차라리 새 집을 짓기는 쉬워도, 오래되고 낡은 집을 수리하고 고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이번에 개정 작업을 한 감수위원회나 대한성서공회 측에서도 한번의 개
정으로 너무 많이 고치는데서 오는 이질감과 부작용을 처음부터 경계하고 염두에 두었으며,
무엇을 고쳤는지 눈에 드러나지 않게 하여 한국 교회로 하여금 개역개정판을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도록 마음을 썼다. 출간 2주년을 맞으면서, 그동안 개역개정판 성경전서는 초판 5
쇄까지 인쇄되었고, 160,439부가 반포되었다고 한다. 신구약 합해서 약 73,000개소가 개정되
었으나, 얼른 보기에는 무엇을 고쳤는지 모르게 했다는 것은 사려 깊은 작업의 결과로서, 한
국 교회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주어야 한다. 가장 많고 두드러진 변경은, 나채운 박사에 의
하면, "가라사대"나 "가로되"를 "이르시되"나 "이르되"로 고친 것과, 3인칭 대명사 단수인
"저"와 "저희"를 "그"와 "그들"로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뿐이 아니다! 개정
지침과 작업 원칙에 따라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틀린 말을 바른 말로, 싫은 말을 좋은 말
로, 문맥이 잘 통하지 않는 곳은 정리된 문장으로, 오역이 발견된 것은 원전에 충실하게 바
로잡는 작업이 개역 개정판에서 이루어졌다! 

이제 개역개정판이 출간된 지 2주년이 되었는데,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개역성경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이제 개역개정판 성경전서로 연장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고쳤는지 모르겠다든지, 또 돈을 주고 "비슷한"(?) 성경을 사야하는가 라는 생각은 이제 벗
어버려야 한다. 

새롭게 열리는 세상: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박수진
주일학교이야기: 은성이의 노래 송은영
지구촌 소식: 영화 "Miracle Maker" 대한성서공회
모금기행: 비닐하우스 교회의 약속 김례복
명암이 교차되는 인생을 표현한 렘브란트 정재규
성경으로 나라 사랑 이덕주
미얀마에 성경을 보냅시다 서원석
기독교 포털 사이트 대한성서공회
성도들의 신앙성장을 위한 목회적 결단 손인웅
'가라사대'인가 '이르시되'인가 전무용
원문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 대한성서공회
성경무료반포소식 대한성서공회
KBS 소식 대한성서공회
개역개정판 출간 2주년에 즈음하여 김중은